나는 개발하면서 왜 이런게 궁금할까?

『시녀 이야기』를 읽고 난 후, 가장 무서웠던 것은 출산이 아니었다. 본문

『시녀 이야기』를 읽고 난 후, 가장 무서웠던 것은 출산이 아니었다.

D_Da 2026. 7. 31. 10:55

 

시녀이야기 - 마거랫 애트우드 지음

권력을 가진 집단은 자신들에게 중요한 자원을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다.

책을 다 덮고 나서도 한동안 머리가 아팠다.

'재밌다.'라는 말로는 부족했고,
'무섭다.'라는 말로도 설명되지 않았다.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고,
책을 덮은 뒤에는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녀 이야기』를 여성 억압이나 출산에 관한 디스토피아 소설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난 지금,


이 책은 출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길들여지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남았다.

 

《시녀 이야기》는 여성에 대한 소설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소설이다. 인간은 어디까지 적응할 수 있는지, 권력은 어떻게 사람들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지, 그리고 자유는 어떻게 하루아침이 아니라 조금씩 사라지는지를 보여준다. 읽는 동안은 답답하고 괴롭지만, 다 읽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지는 책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 '의식(Ceremony)'

책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장면은 단연 '의식'이었다.

처음에는 '의식'이라는 표현 자체가 너무 이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의식이 아니었다.

동의도,
선택도,
거부할 자유도 없는 행위.

 

그것을 '의식'이라고 부르는 순간 폭력이 아닌 것처럼 포장된다.

그게 강간이 아니면 무엇일까.

 

더 끔찍했던 건 사령관과 시녀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아내가 바로 옆에 누워 그 장면을 함께해야 한다.

그 우스꽝스럽고도 처참한 모습은 세 사람 모두의 인간성을 조금씩 무너뜨린다.

시녀는 자신의 몸을 빼앗기고,

아내는 남편을 바라보며 무력함을 견뎌야 하고,

사령관 역시 사랑이 아닌 체제가 시키는 역할만 수행하는 사람이 된다.

 

그 장면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길리어드가 원했던 것은 아이가 아니라 순종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길리어드가 정말 원했던 것은 출산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였다.

시녀들은 둘씩 짝을 지어 다닌다.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서로를 감시하기 위해서다.

동성애자는 벽에 매달아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도망친 사람 역시 모두가 보는 곳에 전시한다.

심지어 시녀들에게 함께 처벌에 참여하게 만든다.

읽을수록 느낀 건

폭력이 한 사람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폭력의 일부가 되도록 만드는 구조라는 점이었다.

 

가장 무서웠던 건 '조금씩'이었다.

이 책이 다른 디스토피아 소설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세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독재국가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여성의 계좌가 막히고,

직장을 잃고,

권리가 하나씩 사라지고,

사람들은 '설마 여기서 더 나빠지겠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조금씩'이 반복되다 보면

평범했던 일상이 어느새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어 있다.

이 부분이 너무 현실적이라 읽는 내내 답답했다.

'만약 내가 저 시대에 살았다면?'

'나는 끝까지 저항할 수 있었을까?'

계속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시녀들은 자살하지 않을까?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올랐던 질문이었다.

나라면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오브프레드를 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녀는 체제에 익숙해진 것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적응한 것이다.

그리고 가끔씩 딸을 떠올리고,

예전의 삶을 기억하며,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지.'

하고 다시 정신을 차린다.

인간은 생각보다 오래 버티는 존재라는 사실이 오히려 더 슬펐다.

희망이 커서가 아니라,

혹시라는 가능성 하나 때문에 오늘을 살아간다.

 

이 책이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

처음에는 여성 억압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인간에 대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권력은 사람들을 서로 감시하게 만들고,

친구를 의심하게 만들고,

폭력을 일상으로 만들고,

결국 인간성을 조금씩 빼앗는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동안보다

읽고 난 뒤가 더 무섭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유는 얼마나 쉽게 사라질 수 있는지,

그리고 사람은 어디까지 적응할 수 있는지.

책을 덮고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마거랫 애트우드 책에 관심이 많아져서 다른 책도 읽고싶다.

얼른 증언들 보고 또 후기쓰러 와야지